2011년 3월 8일 화요일

의문의 마을과 댐을 건너다. 8월 12일 (7일째)

 아침이 밝아 왔다. 몸의 피로는 풀렸으나 별로 기분은 좋지가 않다. 친절 한줄 알았던 민박 주인분... 단지 전화상으로 뿐이었다. 심지어 손님이 없으니 누구나 온다 그러니 받아준 모양이다. 방의 거의 비어있다. 지난 밤에 한 행동으로 그 마음은 더욱더 굳어 졌다. 라멘과 스타벅스에서 해매다 숙소로 돌아 오는 길 같은 길만 30분 가까이 몇번을 돈지 모르겠다. 올때는 한번에 찾아서 찾기 쉽구나 했는데, 다시 와서 찾으라 그러니 못찾겠다. 그상황에서 의지 할 수 있는데라고는 민박주인아저씨 뿐인데, 전화를 드려서 근처까지 왔는데. 못찾겠다며 주변에 보이는 큼지막한 간판을 알려드렸으나 못알아 들으셨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주소비슷한걸 알려주시다가 근처라고다시 알려드리자 근처라면 알아서 찾아오라고 말하시고는 그냥 끈으신다. 짜증이 아주 지대로다. 일본에와서 짜증나는 일이 두가지 있는데 이상하게도 두개다 한국사람이 그리고 숙소주인이 발단이다.

아침 눈을 뜬시간은 몸이 기억하는 시간 5시 30분 평소보다 조금 늦었다. 어제 늦게 잦으니 그럴만도 하지. 같이 방을 쓴 아저씨인지 총각인지 모르겠지만 4일을 묵는 다는 냥반은 어제 세탁기 관련해서 빼고는 한마디도 나누지 않고, 그대로 잠들었다. 아직 이른시간이라 그냥 자고있다. 이제 분주히 챙겨봐야 나가서 할 일도 없고 어차피 체크아웃은 10시까지 이니 9시까지는 다시 잘려고 눈을 감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8시 30분 이제 슬슬 일어나야지 라는 기분으로 눈을 뜨고 누워있었다. 조금 시간이 지났나 이제 슬슬 챙겨볼까....라고 생각하고있는데 문을 따는 소리가 들린후 주인아저씨꼐서 들어오신다. 퉁명한 목소리로 자네는 체크아웃해야지, 그러시고는 감시하듯이 주욱 둘러 보신다. 아니 체크아웃을 알리러 왔으면 그냥 이야기 하고 나가면되지. 왜 여기저기 둘러 보냔 말인가... 지난 밤에 돌려놓은 빨래도 안걷었는데 설마 저거 가지고 뭐라 그러지는 않겠지??!! 살짝 긴장을 하고있는데, 그냥 나가신다.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저씨가 나가고 나서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지난 밤을 같이 지낸 이름모를 남자분은 아직도 주무신다. 는 아니고 내가 보기에는 나랑 성격이 비슷한 내성적이신분 같은데, 일어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 그냥 자는 척하는 거 같았다. 저런분은 그냥 혼자 두면 혼자서 잘논다는 나의 깊은 경험에서 울어나오는 생각에서 그냥 두고 열심히 내 할 일만 했다.

지난 밤에 비가 오는 듯 한 기억이 있는데. 빨래를 걷으러 밖으로 나가보니 베란다 주변이 온통 물바다다. 이런 빨래는?!?!! 다행이 잘 말라있다. 베란다 전체가 지붕이 있었던건 아니지만 내빨래가 널어져있는 곳은 지붕이 있어서 젖지는 않았다. 소재가 두꺼운 반바지 만은 안 말랐다. 어??? 어제 분명 같이 빨래를 널어놓은 옆에잔 남자분의 빨래는 안보인다. 밤에 걷는걸 못봤는데.... 치사하게 자기 것만 걷었군... 뭐... 젖는 위치에 있었으니 그러려니 해야지...

빨래를 얼른 걷고 짐을 쌌다. 다싸고 나올때까지도 남자분 인기척도 안하신다. 대충 보니 일어는 났다. 굳이 깨우고 이럴것도 없이 그냥 방을 나왔다. 그리고 자전거에 짐을 실고 나가는데 주인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들어오신다. 뒤따라 들어오는 젊은 총각 두명... 뭐야.. 못찾으면 찾으러도 가는거야?? 계산이 끝나면 불친절 하는 거군... 지난 밤에 통화도 있고 해서 그냥 무시하고 짐을 쌌다. 잘가라는 말한 마디없이 그냥 계단을 오르신다. 충격이다. 이정도 일줄은 다시는 일본에와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에는 잠을 자지 않으리라. 푸대접도 이런 푸대접이 없다.

일어날때부터 좋지 않던 기분이 나갈때마져도 않좋으니 여간 찝찝한게 아니다. 그래도 어찌하리오. 그냥 내 할일은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일단 첫 목적지는 시티은행!!! 8000엔밖에 남지 않은 나의 지갑을 채워넣기 위해서, 그리고 남아있는 돈을 까먹기 위해서... 시티은행을 찾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았다. 단지 주변을 덜살피고 한 10분정도를 더내려가서 다시 올라왔던 것만 빼고는 말이다.
시티은행 안으로 들어가 ATM기기 앞에 섯다. 돈을 찾아야 하는데, 써져있는건 일본어와 영어뿐.... 이런 젠장.. 둘다 이해를 못하겠다. 어떻게든 되것지. 일단 카드를 넣으니 제일아래 캐쉬어쪄고 적힌게 보여서 그냥 눌렀다. 캐쉬가 현금이 아닌가!!! 그러자 비밀번호 입력... 우와..... 많다. 무려 12자리... 에.... 나는 12자리의 비번을 만든 적이 없는데... 왜 12자리 이지.. 무슨의미이지... 생각 나는데로 다해봤다. 아무것도 안된다.

뒤를 돌아 안내를 담당하시는 여인에게 다가갔다. 돈이 안나온다고 징징좀 댔다. 왜 안주냐고 내 통장에 돈들어 있다고... 들려오는 말은 비번을 누르라는 거다. 4자리면 4자리만..... 아...이런 삐리리 같은.... 다시 기기로 돌아가서 비번을 누르고 해본다. 역시나 안된다.. 뭐가 잘못된거냐고!!! 글을 모르는 내가 바보지... 다시 난처한 표정으로 안내하시는 분께 가서 잘안되고 말씀 드리니 같이 해보잔다. 오우~ 처음 부터 이럴껄... 처음 선택은 캐쉬!! 역시 캐쉬는 맞았어. 그런데 비번을 누르고나서 다시 선택 화면이 나오는데 한자 투성이에 영어라서 그냥 맨 아래 것을 본능 적으로 선택했는데, 그게 아니란다. 세개중에 두번째 꺼를 선택하니 와우~ 나온다. 무려 5만엔!! 그리고 찍힌 내용중에 눈에 들어오는 남은 잔금... 5만엔을 찾았는데 60만원 가량이 홀딩 되버렸다. 미친 환율.... 아아... 눈물난다... 그냥 친구에게 현금 빌리고 나중에 한국가서 환율 떨어지면 돈보내 줄게 이러고 싶은 심정이다.

우여곡절 끝에 손에 얻은 현금을 들고 다시 출발!! 오늘은 어제 찾아놓은 미치노에키(길의역)까지 열심히 달려야 한다. 25번 국도를 타고서!! 앗 그런데 애플스토어발견!!! 시티은행 바로 옆이다!! 오오.. 오랜만에 트윗 두세개 올려주고, 맘같아서는 맥를 켜들고 미친듯이 놀고 싶었지만 10시를 넘겨 11시를 향해 달려가는 시계가 나를 놔주지를 않는다. 달리자 도쿄로!!

25번 국도를 찾아서 달리고 있었는데 어느세 24번 국도다... 얼래? 24번? 지도를 보니 남쪽으로 처달리는 국도를 타고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다시 돌아가서 제대로 25번을 탔다. 이제는 열심히 달리는 일만 남았다. 그렇게 별다른 이변없이 달리고 달리는데 주변이 뭔가 이상하다. 무슨 아파트나 공장 같은데 옛날식 건물이 아파트처럼 엄청나게 큰게 서있다.

마을 이름은 天理(Tenri)무슨 종교집단 집단 거주지 같은 이름이다. 나중에 친구에게 물어 보던가 인터넷을 뒤져보던가 해야겠다. 그렇게 얌전히 잘달리고 있는데 눈에 들어온 놀라운 광경 아까본 비슷한 양식의 건물이 즐비하게 늘어져있었다. 지.. 진짜로 무슨 종교집단 군락지란 말인가?? 잡히면 개종당하고 여기서 평생 살아 야하는 거런건가?? 별의 별생각이 다든다. 얼른 빠져 나가야지 라고 생각하고는 열심히 패달질하며 달렸다.

천리 대학교....라고 써졌있었어요...;;

충격..... 그 두번째.. 무슨 절같은 으리한 건물이 나왔다. 지...진짜 종교인가?? 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비슷한 양식의 건물들 사이에 천리대학교라고 큼지막하게 써진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아..... 진짜인가... 잡히면 그대로 끝인가.. 머리속이 점점 복잡해진다. 마을을 빨리 벗어 나고 싶다는 일념으로 미친듯이 달렸다.

하늘은 아직 내가 죽일 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셨나 보다. 마을을 빠져나오고 다시 숲길을 접어들면서 마음의 평온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음에 등장하는 천리터널.... 이거 마을이름 따서 지은 터널일 뿐인데 긴장이 된다. 설마 저기에 들어가면 출구가 없거나. 출구가 보이는데 영영 못빠져나오는 주술을 걸어놔서 터널을 미친듯이 해매는게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돌아갈 길이 없으니 이대로 전진!!! 다행히 그냥 무사히 잘빠져나왔다. 250m의 긴 터널이기는 했지만 별탈은 없었다. 마을에서의 이상한 상상때문에 터널마져도 이상하게 느껴지는가보다.

이상한 마을과 터널을 벗어나 이번에야 진짜로 마음 편하게 달렸다. 아니 달리고 싶었다. 나의 앞을 가로막은건 산.... 진짜 말그대로 산이다. 제주도의 5.16도로를 생각나게 할만큼의 산길이다. 드디어 일본자전거 여행의 첫 끌바가 등장했다. 끌바... 끌고 가는 바이크란 의미로 자전거를 좋아라 하시는 분들 사이에서 많이들 쓰시는 말이다. 이제까지 어떤 오르막이 아니 어떤 산길이라도 두발로 페달질 해가며 올라갔던 나로서는 굴욕이 아닐수 없었다. 하지만 답은 없다. 끌지 않고서는 도저히 올라갈수있는 기미가 안보인다.

끌고가다 다시타고 올라가기를 미친듯이 반복했다. 지도를 확인해보니 보이는 작은 글씨. 천리댐.... 댐??!! 이런 제길... 댐이있었다. 여기에 이런 미친듯한 산길과 댐이 있다는걸 알았다면 여기로 오지도 않았다.. 그런데 어쩌리요..나는 벌써 달리고 있는걸...

한참을 올라가니 지도에서 확인했던 천리댐이 보인다 댐위로 차가 다닌다. 설마... 저위까지 달리는건 아니겠지?? 아니.. 저위까지 올라가면 끝인가? 이제 내려가는 건가?? 진짜 무궁무진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다시 하염없이 올라갔다.





오르면서 생각했지만 그렇게 많은 차가 지나가는데 말한마디 거는 사람이 없다. 왜 이리로 왔는지 왜.. 미친듯이 사서 고생하는지... 한국이었다면 지나가던 수십대의 차들중 한대나 두대는 문을 열어 이야기를 했겠지만 여기는 한국이 아니지 않은가... 이건에 대해서 추후에 일본친구에게 물어보니 일본이 많이 삭막해져서 라고 한다. 진짜인지 모르겠지만 넘어진 사람을 구해주겠다고 다가간사람을 쓰러진사람이 도와주러온사람이 밀었다고 고소한 일도 있다고 한다. 참.... 웃기는 세상이다... 물론 한국도 요즘 점점 그렇게 되가는것 같다. 참으로 슬픈일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오르다보니 어느세 댐 상부까지 도달했다. 이로 말 할 수없는 성취감에 취해서 미친듯이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공원을 조성해놓은 곳도 가보았다. 진짜 아무도 없는 그 위에서 할수있는 일은 다해본듯 한다. 아.... 올라와보니 경치하나는 환상적이었다. 멋지다..... 이 말밖에 딱히 생각나는 말도 없다.

그렇게 한참을 경치를 구경하고 다시 자전거에 몸을 싫었다. 이제는 내리막이겠지... 라는 기대감과 함께.... 그러나 그 기대감은 10분을 가지 못했다. 댐의 호수를 따라 주울 달리던 평지의 길이 끝나자 나를 반기는건 아까 올라왔던 길과 비슷한 오르막.... 와우!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제와서 돌아 간들 어쩌리요. 그냥 올라가는 수밖에... 지도에서 위치를 확인해가면서 올라갔다 하염없이.....

올라가다보니 천리컨트리클럽이 보인다. 골프장이라니.... 그 옆에서 잠시 쉬는 동안 한국에서 한통의 반가운 전화가 걸려왔다. 손차장님!! 오우~!! 반가워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다시 출발했다. 앞에 보이는 오르막을 보면서 아... 산에서 잠을 자야하나.. 어떻하지... 벌써 6시 30분이 넘었는데... 저녁은... 그냥 공터보이는데서 라면 끓여 먹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오르막길을 달렸다. 어?? 조금 동산을 올랐을 뿐인데. 내리막이다!!! 우와와와와!!! 미친듯이 소리질렀다. 그리고 달려 내려갔다. 너무나 좋았다.


그렇게 우여 곡절끝에 도착한 미치노에키...... 상상했던 이상이다. 완젼히 한국의 고속도로내의 휴게소 수준이다. 지도책을 펴서보니. 달려있는 주석... 하루이용객 400만 이상의 엄청큰 녀석... 아... 이녀석 미치노에키중에서는 초대형 사이즈인가보다. 주석까지 달려있는 걸보니... 더이상 달릴 체력도 없고 배도 고파서 일단 보이는 식당중 우동집에서 저녁을 간단히 해결하고, 고심해 봤다.

고심한들 어쩌리 날도 어두워져서 더 달려봐야 답도 안나올께 뻔하다. 일본사람들은 일찍 집에 들어가는 편이니 9시넘어 갈쯤되면 하나둘 사라지니 그때쯤에 대충 자리를 펴고 누울 심산으로 여기저기 자리를 찾아 해매는 동안 눈에띠인 버스 정류장 아담한 오두막처럼 생긴 녀석에 출입구 문도 닫힌다. 문닫고 자면될듯 하다... 아싸 득템!! 숙소에서 잔 1박을 제외한 5박중 텐트를 친날은 첫날 1박을 제외하고 전부다 지붕아래서 잔다.


자리를 잡았으니 일기를 쓰기위해 맥을 켰다. 열심히 일기를 쓰고있는데 경찰비슷한 복장을 하고 경광봉을 드신 아저씨가 스윽 들어오시더니 나를 한번보시고는 불을 켜주고 나가신다!! 와우!! 여기에서 잘분위기인데 친절히 불까지 켜주시다니!! 상황이 웃겨서 혼자 미친듯이 웃었다. 밖을 보니 아저씨꼐서 살짝 돌아 보셨다가 가신다. 아.... 어디서든 죽으란 법은 없나보다. 오늘도 이렇게 잠이 든다. 오늘은 낮에 사놓은 모기향도있다. 편안한 잠자리가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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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이 글은 여기까지만 쓰고 끝인듯 합니다. 실수로 일기파일을 통채로 날려버렸네요..  


아쉽게도 추억과 함께....


다음에는 사진을 가지고 생각나는 점들을 정리해 나가려 합니다.

2011년 3월 5일 토요일

일본 영화에 등장한 윤동주시인의 '서시'

"지식e"라는 책을 보던중 윤동주 시인에 대한이야기가 나오더군요.

그 중에 한 일본 영화중에서 교장선생님께서 추도사로 윤동주시의 "서시"가 나온다는 글을 보고...

급하게 찾아보게되었네요....  찾아 보던 중....  조금은 의아 스러운 내용도 같이 접하게 되네요....

우리가 알기로는 저항시인의 대표적인물이지만 일본에서는 서정적인 시인으로 해석되는거 같더군요...

영상은 의외로 쉽게 구한 영화 '사요나라 쿠로'의 교장선생님 추도사 부분입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死ぬ日まで空を仰ぎ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一点の恥なき事を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葉にそよぐ風にも

나는 괴로와했다.
私は心痛んだ。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星を歌う心で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いきとしいけるものをいとしまれば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そしてわたしにあたえられた道を

걸어가야겠다.
あゆみゆかねた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こよいも星が風にふきさらされる


일부러 오역을 한 듯한 부분이 보이는군요.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いきとしいけるものをいとしまれば(이키토시이캐루모노오이토시마레바)
"살아있는 모든 것을 사랑해야지" 라고 오역을 하고있군요.

이 부분에 대해서 말들이 많은 것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