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6일 일요일

고베를 지나 오사카에...8월 11일 (6일째)

아침이 밝지도 않았다. 일어난 시간은 새벽 4시 일어나보니 이 시간이다. 모기에게 얼마나 물렸는지 감도 안온다. 꼭 약은 사야지... 오늘 밤이야 오사카에 숙소를 잡아 놓고 잔다지만 내일 부터 다시 길거리에서 잠을 자야 하니 말이다.

대충 싯고 정리 하고 있는데 인기척이 느껴진다.. 헛?! 이시간에? 시간을 보니 4시 30분 5시도 아니고 4시 30분인데... 사람들이 운동을 한다고 돌아 다니고 있다. 심지어 아주머니 한분이 좋은 아침이라고 인사까지 하신다. 미치고 팔짝뛸 노릇이다. 다행이도 여기서 뭐하냐고 따지지 않아서 안심하고 있었다.



황당한 아주머니의 인사를 뒤로하고 얼른 달리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 덕에 5시도 되기전에 출발이다. 이거 오사카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오사카에서 뭐하지?? 할 일이 딱히 없는데...피로에 찌든 몸을 이끌고 오사카시내 구경이라도 해야하나?? 설마 라고 생각하지만 진짜로 그렇게 된다면 미치고 팔짝뛸 노릇이다. 설마 숙소에 일찍 갔다고 못들여 보내준다 이러지는 않겠지??

100킬로나 되는 거리는 오전내로 간다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면서 달렸다. 그져... 어제와 변함 없이 달렸다.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달리고 변함없는 일상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이러면 안되는데... 아....변함없는 일상은 아니다. 아직 까지 산은 안나왔으니까. 그대신에 엄청난 복병이 나를 가로 막았다. 역풍!!! 어제도 역풍에 미친듯이 시달렸지만, 오늘은 무슨 일인지 아침부터 미친듯이 불어 주신다.

미친듯이 불어주시는 역풍을 미친듯이 뚫고 지나갔다. 어느정도의 각도가 되는 내리막이 눈앞에 보이는데 속도는.. 여전히 미친듯한 속도... 이거 이대로 달리다가는 오사카는 커녕 고베도 못 갈지도 모르겠다. 이러면 안되는데... 고베까지 남은 거리는 65킬로 정도... 속도가 안나니 속만 타들어 간다. 일본에 오고나서 최고의 역풍이고 더 이상 달리고 싶은 마음을 사라지게 만드는 역풍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왔는데 그만 둘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머리속은 다른생각이다. 심지어 제주도를 같이 달리던 친구가 할려 던 짖이 생각났다. 짐과 자전거를 모두 열차에 싫고 이대로 도쿄까지 단숨에 가는 건 어떨까?? 와우~! 환상적인데. 돈도 환상적으로 들고~!! 고베에서 도쿄까지 신간센이... 1만엔인가?? 더 들었더거 같다.

오래 갈것 같았던 달콤한 유혹은 1시간을 넘기지 못했다. 슬슬 바람이 잦아 드는가 싶더니....... 잦아 들기는 얼어 죽을..... 동산 하나를 올라가니 다시 미친 듯이 불어 주신다. 오오.. 멋지다. 이제는 감탄 마져 흘러 나온다. 이대로 미쳐가는 건가.. 이러면 안되는데... 앞에 보는 길은 분명히 내리막길인데 패달질하는 다리에 힘은 오르막과같다.

6시가 조금 지났지만 역풍의 여파로 엄청나게 떨어진 체력을 채우기 위해서 밥집을 찾았다. 재대로된 밥을 먹자는 생각에 편의점따위는 그냥 지나가 주신다. 체력을 체우기 위한거다. 아끼지 말자!!   그때 마친 발견한 요시노야!!(일본의 전국에 걸쳐 있는 체인밥집이다. 아주 간단한 소고기 덥밥류가 주메뉴이다.)  아... 이 얼마나 커다란 발견인가... 아침부터 미치고 팔짝 뛰게 좋다.


요시노야에서 체력을 충전한 후 다시 달린다. 점심이 다가오는동안 아무런 이변도 없이 달리기만 했다. 배가 다시 미친듯이 고파온다. 시계를 보니 놀랄 노자!! 10시도 안됐다. 9시 50분.... 이런... 이제는 3시간 주기로 배고프기 시작했나.. 한국에 있을 때는 그나마 4시간이었는데 이제는 그게 한시간이나 줄어버렸나보다. 주린배를 움켜쥐고 달렸다. 아직 먹을 수는 없다. 벌써 먹어 버리면 점심과 저녁시간 마져 애매해 진다.

어느세 고베... 오전내에 오사카는 무리였고 (애시당초 오전내에 100킬로를 달린다는 생각은 어느 머리로 한건지...) 고베에는 도착을 할수있었다. 물론 시내는 아니고 도입부.... 어쨌든 고베는 고베 아닌가!! 조금 달리다보니 보이는 해변과 공원.... 머... 멋지다... 해변만이 아니고... 모든 남자들이 상상하는 해변의 여인들도 멋지다... 나도 빠져 들고 싶지만 참았다.  짠물을 온몸에 말고 달린다면 이건 미친짖 정도가 아니라, 끈적함에 허덕이다 죽을려고 환장한 짖이다.

해변을 얼른 벗어났다. 더이상의 괴로움을 즐기고 싶지는 않았다. 해변을 벗어나 조금이나 싯어볼 심산으로 공원의 화장실을 찾았다. 눈앞에 보이는 화장실... 그러나 가지 못했다... 화장실 근처까지 자전거를 가져갈만한 방법이 없었다. 화단같은 것으로 바리케이트를 만들어 둔덕에 안으로 진입이 불가능해보였다. 내 자전거가 일반 자전거라면 당연히 편하게 들어가겠지만 짐을 한가득 싫은 나의 애마의 진입은 무리였다.

눈앞에 떡을 보는 심정으로 화장실을 보고있는데 청소하시던 아주머니께서 말을 걸어 오셨다. 어디서 왔냐.... 더운날에 멀리서도 왔네... 등의 질문을 하신다. 그러다가 왜 안으로 안들어가고 여기 있냐 그러시자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짐때문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말씀을 드렸다. 아주머니께서 자전거를 잠시 맞아 주시겠다는 말씀 덕에 화장실을 다녀올수 있었다.

화장실도 다녀왔겠다. 아주머니께 작은 감사를 표하고 얼른 다시 떠났다. 아니 떠나려고 했다. 출구를 못찾겠다... 이런 제길... 뭐이리 어려운 동네가 다있어... 저멀리서 좀전의 아주머니께서 그쪽이 아니라고 돌아 오라신다. 다시 길을 잘알려주신방향으로 가니 출구.... 는 있긴있는데 좁다... 다른곳으로 돌아갈 염두는 나지않아 힘으로 해결해야 했다. 몇십키로나 되는 녀석을 번쩍 들어 올렸다. 요즘 힘이 늘었나 보다.



고베시내를 관통하여 오사카를 향해달렸다. 5시 전에는 숙소에 도착해야 하지 않겠는가.. 신기하게도 역풍도 잦아 들었고 걱정했던 산도 안나왔다. 앞으로 달릴길은 지도상으로는 해안가 이므로 설마하니 산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았다. 잠시 신호에 걸려서 쉬고있는 틈에 멋진 자전거의 아저씨께서 말을 걸어 오신다. 오...쉣.. 간사이사투리... 못알아 듣겠다. 천천히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지만 역시나... 못 알아 듣는다. 일본사람이 아니라고 설명해드리니 그제서야 어설픈 동경어로 말씀하신다. 동경어가 어설프다... 재미있다. 일본사람의 어설픈 동경어 라니... 몇마디를 나누고 신호가 바뀌어 달리려니 앞으로 달려 나가시면서 하시는 마지막말... 산쥬..어쩌구.. 에?? 다시 들리는 외침은.... 쓰리~~!!! 뭐지? 라고 한참을 생각하니.. 30킬로 정도 남았다는 이야기 인듯하다.. 앞에 보이는 표지가 오사카 36킬로를 가르킨다.

역풍도 산도 없다. 미칠듯한 속도로 달린다. 그런데 다른문제가 생겼다. 엉덩이가 장난이 아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엄청나게 따겁다. 이거 벌것게 달아 오른게 아닌가 싶다. 얼른 숙소에가서 확인을 해봐야 알겠다. 이제까지는 산과 역풍이 적이었다면 오늘은 오전에는 역풍 오후에는 엉덩이의 쓰라림..... 바늘로 미친듯이 찌르는 기분이다... 자세를 바꾸니 조금 났기는 하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 얼른 원인을 밝혀야지...

시내가 연속으로 계속된다. 이거... 벌써 오사카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오사카 20킬로 라는 표지가 보인다. 분명 고베시는 벗어난것같고 오사카도 아니면 여기는 어디지.... 아.... 미치겠다. 첫날 산지도는 대략적인 경로 정보만 있고 아무것도 심지어 중간 마을의 지명도없다. 어디까지 왔는지. 얼마나 더가야 하는지 감이 안오는 지도다. 내일부터 둘쨌날 만난 일본친구가 쥐어준 지도를 쓸수있다!!!



다리를 몇 개나 지나니 이제서야 오사카 란다. 드디어 받은 지도를 써먹는다. 어제밤에 표기를 해둔 숙소의 위치를 찾았다. 만만치 않다. 심지어 길도 벗어났다. 어딘지 모르겠다... 일단 방향은 맞는듯 싶어서 무조건 달렸다. 달리다보니 항상 머리위에서 같이 달리던 고가도로!! 지도에 보니 고가도로도 표시되있다!! 오오!!! 고가를 기준으로 어렵게 달려서 숙소에 도착 할수있었다.

인상이 좋은 아주머니께서 맞아 주신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니 어제 전화통화를 한 아저씨도 계신다. 몇 가지 작성을 하고 돈을 드리고는 방으로 올라갔다. 드디어 엉덩이의 쓰라림을 확인 할 수있다!!! 헉!! 이건... 엄청난 땀띠.... 엉덩이가 쓸려서 아픈것도 아니었고 엄청난 땀띠 덕에 생긴 아픔이었다. 오늘은 깨끗이 싯어 낸다지만 내일부터 다시 못싯으면 어쩌나 싶다....

일단 짐을 대충 풀어놓고 인터넷을 할 심산으로 숙소로 오다가 발견한 스타벅스를 들리고 밥을 먹을 생각으로 맥과 약간의 짐만을 들고 숙소를 나왔다. 일단 주린배를 채우기 위한 식당 찾기 나오기전에 가이드북에서봐둔 라멘집!! 금방 찾아 갔다. 잘도 찾아간다. 거기에서 무려 900엔짜리!! 미쳤다!! 챠슈멘을 한번에 들이켰다.



배가 부르니 잠이 살짝 오는듯하다. 이제 별다방으로 고고~~~~!!!무선 인터넷이 되나싶어 들어온 스타벅스... 안된단다.... 한국에서도 안하던 된장남 놀이를 하기위해서 별다방까지 찾았는데.... 한국에서도 몇번가지 않은 별다방에서 아메리카노까지 마셔서 소비된 내 350엔... 이 야밤에 아메리카노 한잔을 들이켜서 잠을 못 잘지도... 내일 일찍 일어나야하는데... 그리고... 주변이 무쟈게 시끄럽다.. 특히나 뒤에있는 좌 수상한 커플 우 나이드신 커플... 수상한 커플은 간사이 사투리를 심하게 날리시는 통에 뭔소리인지 반만 알아듣겠지만 나이드신 커플은 한국 이야기를 하신다. 말도 안되는 냉면 발을음 연속으로 하시면서... 특히나 남자분쪽의 이야기는 좋은 이야기는 아닌 듯하게 들린다. 수상한 커플쪽에서 들리는 리액션 소리에 뭍혀서 잘들리지는 않다. 역시나 짧은 혓소리의 냉면을 연발하신다. 벗어 나야겠다. 일기를 다쓰지도 못하고 이자리를 뜨게 생겼다. 그나저나 인터넷을 어떻게 하지.... 숙소에 돌아가서 아저씨께 였줘봐야겠다.

왠지 일기가 날이 갈수록 늘어 지는 것 같다. 솔찍히 힘들다... 힘들어서 저녁까지 모두 기억하기는 어려운일인 듯 하다. 일기를 쓰는 시간이 싫은 것은 아니다. 단지 일기를 쓸때쯤되면 미친듯이 하얗게 변하는 머리속때문에 미치겠다. 내일은 뭔가 기억을 잘 할 수있는 방법을 생각하던가... 아니면 거리를 좀 줄여서 조금 덜피곤한 상태로 달리던가 해야겠다... 그나저나 어쩌지... 시티은행... 우헝...ㅜ.ㅜ 나가면서 물어봐야지...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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