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8일 금요일

혼슈를 향해서.....!!! 8월 7일 (2일 째)

 지난 밤새 경찰 사이렌 소리와 폭주족의 엄청난 엔진 소리에 잠을 몇번이나 깻었다. 아침 새벽 4시 30분... 모두가 잠들었으리라 생각드는 그 시간에 인기척을 느껴 어렴 풋이 잠에서 깨었다. 누군가 텐트 근처까지 다가와서는 쪼그려 앉아서 구경하는 듯 했다. 슬며시 실눈을 떠서 보니 아주머니 인지 아가씨인지 애매 모호한 여인 한분이 날보고 있길래 슬쩍 일어나서 살아 있다는 걸 확인해주니, "아.. 스미마셍..." 이라는 말과 함꼐 저멀리 도망가신다. 난 겁줄려고 그런게 아닌데...


 다시 잠들기는 애매한 시간이 되어버려 대충 공원 화장실 옆에 있는 수도꼭지를 이용하여 대충 세수를 한 후 출발 준비를 한다. 일본에서 노숙을 하며 맞는 첫날 밤이다. 오늘의 목표는 일단 혼슈로 건너 가는 일!!! 대충 자전거로 건널수있다는 터널이 있다는 것정도 만알고있고 그이상도 이하도 없다. 일단 출발!!

 기타큐슈의 중간 쯤 왔으리라 생각했는데 가다보니 이건 기타큐슈의 도입부에서 잠을 잔모양이다 가도가도 기타큐슈다... 이렇게 넓을 줄 누가 알았나...;;  가지고 있는 넓디 넓은 지도로는 생각하는 위치와 실제의 위치의 오차가 20Km는 족히 되어 보인다. 어쩔 수 없는 엄청난 오차를 느끼며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큐슈에서 혼슈로 넘어갈수있는 관문 도시인 모지를 향하여...

 어느덧 모지... 모지에서 혼슈에있는 시모노세키로 건너 갈수있다는것까지만 알고 어디서 뭘 어떻게 건너야 하는 지는 전혀 무감한 상태다. 괜장히 이쁘게 꾸며놓은 바다 옆 공원에서 멍때리다 어제 전화 연락이 잘되지 않았던 친구에게 다시 전화를 넣어 본다. 어.. 이번에는 신호가 가긴간다... 심지어 받기까지 했다...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혼슈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했는데, 역시나... 도쿄인근에 살고있어서 인지 전혀 모르겠단다..


 하는 수 없이 주변분들에게 묻기로 하고 물도 공급할겸 근처의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며 점원에게 물으니 대충 두리 뭉실하게 이야기 한다. 반쯤 이해를 하기는 했지만 어딘지 정확하게 모르겠다. 아는 근처까지 가서 다시 물어 볼 심산으로 밖으로 나와 물을 마시며 짐을 챙겼다.


 그 때 한때 김종민 여친이었던 .. 이름이 생각안나다...아.. 현영!!  아무튼 그분의 가느다란 목소리를 단번에 무너뜨려버리는 목소리의 소유자가 귀여운 아기를 대동하고 편의점을 나오신다. 나를 보더니 대뜸 인도터널로 가냐고 물으신다. 인도털널??(물론 일본어로 이야기를 하셨다만은 기억을 못하니 그냥 한자 있는 그대로 읽어버린다...)  일단 사람이 지나는 터널이란것만은 확실하니 시모노세키로 가는 터널을 인도터널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아무튼 인도털의 위치를 친절히 그것도 차안에서 필기구까지 꺼내가면서 설명을 해주신다. 완젼 감동이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서울 인사동에서 사두었던 선물 하나를 건냈다. 극구 사양 하시는 걸 손에 쥐어드리고 출발한다. 이제는 안 잊어 버릴거 같다.



 하지만 역시나 조금 해깔린다. 대충 위치까지 와놓고 표지판이 있길래 뭔가 싶어 뒤로 돌았다. 헉!! 아까 여자분꼐서 차를 타고 몰래 쫒아 오셨다... 저리로 가라고 알려주신다. 아.... 고마워라... 알려주신 방향으로 가니 아름다운 오르막길이 나를 맞아 주었다. 오르막길을 오르고 나니 인도터널이 나왔다. 아....드디어 혼슈로 가는구나.... 터널안은 매우 시원했다. 바람도 살랑살랑 부니 너무 좋았다. 신기한건 그안에서 운동을 하고계신 현지분들을 보고 흠짖 놀랐다. 해저터널에서 열심히 뛰고 걷고 난리가 아니다. 자전거를 탄사람은 나혼자.... 걸어야하나..라고 생각했다가 그냥 천천히 타고 달렸다. 터널의 끝날 쯔음 방송이 들린다. 자전거... 어쩌구.. 뒤는 흐려서 잘안들리는데.. 둘러보니 자전거를 탄사람이 나혼자 인듯했다. 나보고 타지 말라는거 같아 내려서 끌었다. 어차피 끝은 저기인데..


 밖으로 나오니 역시나 찜통같은 더위가 나를 반긴다. 그냥 가면되나 싶어 스믈스믈 걷는데 뒤에서 할아버지 한분이 나를 부르신다. 뭔가 싶어 돌아서 다가가보니 자전거는 20엔 통행료가있단다. 앞에 보이는 함에 넣고 가라신다. 돈내라고 하신다. 얼른 죄송하다. 그러고 함에 돈을 넣는다. 밖에는 여타 다른분들의 여행기에서 많이 보았던 동상과 대포가 보인다. 아...그게 저거구나..... 그리고 동상옆에서는 할아버지꼐서 열심히 인형극 비슷한것을 하신다. 내용은 동상의 주인공의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 하는거 같았다. 잠시 그 이야기를 들어보려 했지만 어렵다....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시대말처럼 이상한 일본어로 이야기를 하신다. 듣기를 포기하고 갈길로 발을 돌렸다.


 동상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인 히로시마를 향해 달린다. 히로시마까지는 약 200Km 남짖... 하루에 도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가다가 어딘가에서 묶어야 겠지... 제발 싯고 잘 수 있는 곳이면 좋겠것만...


 해안가를 달리니 바람이 나의 앞길을 가로막는다... 엄청난 바람이다. 한 30분 정도 달리니 해안가를 벗어나는 길이 나온다. 이제 남은 일은 2번 국도를 찾는 일!!! 대충 지도를 보고 앞으로 달리던중 행색이 비슷한 친구를 마주췄다. 한국사람인가? 하고 생각을 하고 멈추어서서 말을 걸어 보었다. 한국인인줄알고 안녕하세요. 라고했는데. 돌아오는 반응은 '오하이요고자이마스'였다.

 일본인이다. 이름은... 수첩에 적어뒀는데... 아무튼 줄여서 마사군이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홋카이도를 돈 후 혼슈를 거쳐 큐슈의 나가사키까지 가는 길이란다. 대단하다.. 벌써 42일째란다. 이건 범접할 수 없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런저런이야기를 나누다가 대뜸 나에게 책한권을 내민다. 중부지방 투어링이라고 적혀있는 책.... 안을 보니 지도에 캠핑장이나 기타 여러가지 유용한 마크가 있는 책이었다!! 대박!! 이것만 있어도 길을 해맬 일은 별로 없을것 같았다. 너무 고마워서 역시나 들고갔던 선물을 종류별로 하나씩 골라서 쥐어줬다. 그리고 사진도 찍고 메일주소도 받아놨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찍은 사진을 보내주겠다고하고 꼭 다음에 기회가 오면 한국에서 보자고 말도 해놨다.

 그렇게 그 친구와 해어지고 다시 정처없이 달린다. 물론 그 사이에 마사군에게 얻은 정보를 토대로 찾은 밥집에서 밥도 먹었고 편의점에도 한번들렸다. 그리고나서 한참은 오르막길과 맞바람... 단지 그것뿐이었다. 오르막길과 맞바람에 맞서 참.. 열심히도 달렸다.

 아.... 자전거 도로가 없다. 심지어 오르막.... 이걸 지나가야 되나..라고 고민을 하다가 이제까지는 자전거 도로가 없어지면 옆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어서 이번에도 그럴까 싶어서 교차로에서 옆길로 샜다. 달리다보니 힘들어 물한모금 한다고 그늘진 다리아래 새웠더니, 뒤에서 경적소리가 들린다. 나를 부르나 싶었는데..역시나 나를 부른다. 자세히 보니 차안에서 음료수 한병을 들고 흔드시는게 아닌가... 이게 왠떡?? 인가 싶어 달려가보았다.

 할아버지께서 음료수를 주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신다. 반만 알아듣겠다.... 이거 어렵다... 어제도 느꼇지만 내친구들은 정말 스카이프 할 때 많은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는게 느껴졌다. 할아버지꼐 한국사람이라고 알아듣기 힘들다고, 천천히좀 부탁드린다고 말씀 드렸다. 알았다고 하신분이 스피드는 안줄이신다. 알아들은 내용중에 몇가지만 적는다면 차를타고 돌아 다니신단다. 차로 도쿄에서 시모노세키 근처까지 오셧단다. 8만엔 들었단다. 그리고 뭔가 잘못되서 유죄판정을 받으셨단다. 유전무죄무전유죄라고 하신다. 더 이상은 못알아 들어서 포기...  할아버지가 앉아? 아니 누워계신 운전석 뒷편으로 엄청난 양의 짐의 보인다. 점점더 정체가 궁굼해지는 할아버지이다.

아...그런데 할아버지께서 내가 갈려는 우회로는 말그대로 멀리 돌아야 하는거란다 그냥 2번국도로 돌아 가란다. 그래서 위험하지 않냐고 했더니 위험하단다 하지만 역시나 2번국도가 제일로 빠른길이니 그리로 가라신다. 할아버지 말씀도 있고하니, 위험을 무릅쓰고 2번국도로 귀환 미칠듯한 오르막길과 뒤에서 달려오는 차들 좁아터진길... 이제까지 일본에 와서 달려본길줄 최악의 조건이었다.

 그 것도 잠시 20여분을 달렸나?? 다시 자전거 도로가 나온다. 다행이다.. 이대로 주욱 달릴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닌가 보다. 저녁때가되어 마침보이는 편의점에 들려 간단하게 요기를 한다. 다시 달린다. 자전거로 왔으니 어쩌랴 그저 달릴수밖에 이걸 각오 하고 온게 아닌가. 밥먹는 사이에 나를 앞질러간 맴버가있었다. 달리다보니 마주쳤다 가볍게 인사를 하니, 어디까지 가냐고 물으신다. 전체계획을 일일이 설명하기가 귀찮아 짧게 도쿄까지 간다고 말씀드리니 고생한단다. 내가 어디까지 가시냐 되물으니 오사카까지 가신다고 하신다.

 잠시 짧은 인연과 해어지고 한참을 달리니 아까 만났던 분의 다른일행분이 교차로에서 기다리고 계신다. 신호를 기다릴겸 내려서 인사를 하고, 가벼운 대화를 나눈 후 출발을 하려고 앞으로 나서니 그리로 가지말라신다. 어? 2번국도인데..... 자전거 도로도 있는데.... 라는 생각으로 의아한 표정을 지으니, 자동차 전용으로 바뀐단다. 그대신에 우회로를 알려주신다. 이번에는 멀리 안돌아가고 길옆에 바짝 붙어서 또다른 작은 길이 있으니 그쪽으로 주욱 달리라신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다시 달린다.



 한참을 생각없이 달리다보니, 무슨 다리인지 모르겠으나 다리를 건넌 후 힘이 들고 잠도오고 해도지고 해서 다리밑에서 오늘 밤을 지낼생각으로 강가에 드러누워버렸다. 깜빡 잠이 들었는지 눈을 떠보니 해는 이미 거의 들어가서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아... 오늘은 못 싯고 그냥 자야하는 운명인갑다. 텐트를 칠려고 다리밑으로 향하였다. 엄청난 열기가 나의 몸을 휘감았다. 여기서 자다가는 땀에 쩔겠다는 심산으로 다리밑을 벗어나 강가로 향했다. 하지만 역시나 주변의 나무들과 움푹패인 지형덕에 바람이 전혀 불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다리 밑을 포기하고, 다시 달렸다. 몸은 천근 만근 이요. 잠은 오고.... 최악이다...

한 20분을 달리다 안되겠다 싶어서 적당한 자리를 물색하다보니 2번 국도자동차 전용 도로옆 길가에 움푹 들어간 자리가 보인다. 저 멀리 마을이 보였지만 사람도 별로 다니지 않고 지나가봐야 30분에 한대정도의 차밖에 안지나가서 위치를 조금 잘잡으면 지나가는 차도 별로 신경이 안쓰일 만한 위치가 나올듯 싶었다. 대충 잘준비를 마치고 일기를 쓰려 맥북을 켰다.



 아....오늘도 이리 지나간다. 오늘 하루 정말 힘들었다. 오르막 내리막의 연속... 그냥 얕은 오르막을 주욱 오르는 것보다 더피곤한듯하다. 총 달린거리를 정확히는 알수없지만 시모노세키에서 현제 위치까지 약 60km는 되는거 같다 표지판을 보아하니.. 거기에 큐슈에서 달린거리를 생각하면 75~80km는 달린듯하다. 많이도 달렸다... 이제 히로시마까지 남은거리 145km 정도... 모레쯤에는 히로시마를 지날수있을까 생각해본다.

댓글 3개:

  1. 덕분에 일본구경 잘 하고 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과의 교감을 써 놓으신 것도 무척이나 좋구요. 졸졸 따라다니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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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oldman // 방문 감사드립니다...^^ 서툰 이야기지만.. 즐겁게 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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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お疲れ様!

    …文書を読みながら聞かされた事が

    確実に頭の中でリアルにリプレイ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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